[물의 온도를 바꾸면 녹차의 진짜 맛이 열립니다] 녹차를 마실 때면 으레 듣는 조언이 있습니다.'팔팔 끓는 물 말고, 한 김 식힌 물에 우려보세요' 분명 질 좋은 찻잎을 샀는데도 집에서 우리면 매장에서 마셨던 그 맛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같은 찻잎인데도 어떤 날은 감칠맛이 돌고, 어떤 날은 유난히 떫게 느껴지기도 하죠. 우리는 보통 찻잎의 상태나서툰 솜씨를 탓하곤 하지만, 한 잔의 차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물의 온도 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녹차만 물의 온도에 민감한걸까요?물의 온도를 찾는 단서는 결국 찻잎 자체에 있습니다. [싱그러움을 가득 담은 차, 녹차] 모든 차는 같은 찻잎에서 시작하지만, 만드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차로 태어납니다.녹차는 잎을 수확하자마자 빠르게 덖거나 쪄서 발효(산화)를 멈춘 차입니다. 시간이 지나 향과 맛이 변하기 전, 갓 따낸 찻잎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가둬버린 셈이죠. 홍차나 우롱차는 발효과정에서 카테킨이 산화되며 새로운 성분으로 바뀌지만, 녹차는 이과정을 건너뜁니다.그래서 찻잎이 품고 있는 성분이 섞이거나 희석되지 않고 다른 어떤 차보다도 본연의 성질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잎이 자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맛의 성분] 이런 녹차의 특징 때문에, 찻잎을 언제 땄는지도 맛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봄에 돋아나는 여린 새순 : 세작겨울이 지나 봄에 막 돋아난 새순은 아직 햇빛을 적게 받아 아미노산(L-테아닌)이 풍부하게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고급 녹차를 마실 때 입안에 부드럽게 맴도는 '감칠맛'은 바로 여기서 비롯됩니다. 햇빛을 더 오래 머금으며 자란 잎 : 중작/대작반면 새순의 시기를 지나 자란 잎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부드러운 아미노산을 보호막 역할을 하는 성분(카테킨과 폴리페놀)으로 바꿔냅니다. 잎이 자랄수록 떫은맛과 구수한 풍미가 깊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물의 온도, 찻잎의 비밀을 깨우는 스위치] 이처럼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찻잎의 섬세한 차이는 '물의 온도'를 만났을 때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찻잎 속 아미노산, 카테킨, 그리고 다채로운 향기 성분들은 물속에서 저마다 다른 속도로 우러나옵니다. 온도가 낮을 때는 아미노산이 먼저 부드럽게 풀려 나오고, 온도가 높아질수록 카테킨과 카페인이 빠르게 우러납니다. 그래서 같은 찻잎이라도 낮은 온도로 우리면 맑은 감칠맛이 먼저 다가오고, 뜨거운 물로 우리면 구수하고 떫은 풍미가 먼저 앞서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기대했던 훌륭한 차 맛이 집에서 재현되지 않았던 이유는, 찻잎이 아니라 물의 온도에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내가 우리는 찻잎이 이른 봄에 딴 여린 새순인지, 아니면 햇빛을 머금은 잎인지 먼저 헤아려 보세요.그 찻잎에 맞는 온도를 찾는 순간, 전문가가 정성스레 우려준 듯한 완벽한 한 잔을 집에서도 온전히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 브라운즈의 팁 : 온도계 없이 알맞은 온도 찾기] 집에 차 전용 온도계가 없어도 약간의 여유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유리 숙우나 차가운 빈 컵을 활용해 내 손의 감각으로 온도를 맞추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세작을 위한 60~70℃ 맞추기 빈 컵에 부어둔 물을 다른 빈 컵에 한 번 더 옮겨 담고 2~3분가량 가만히 식혀줍니다. 온기가 꽤 뜨끈하게 느껴지지만 두 손으로 컵을 안정적으로 쥘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면, 여린 새순을 깨우기에 충분히 좋은 온도가 된 것입니다. 중작을 위한 80℃ 맞추기 팔팔 끓인 물을 차가운 빈 컵(또는 숙우)에 한 번 따라내는 것만으로도 물의 온도는 대략 5~10℃가량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한 번 옮겨 담은 물을 1분 정도 가만히 두었다가 우려보세요. [ 온도에 맞춰 깨어나는 브라운즈의 녹차 ] 보성 녹차 세작 (60~70℃)차 재배에 가장 적합한 자연을 품은 보성에서,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돋아난 여린 새순만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60~70℃로 한 김 푹 식힌 부드러운 물에 우려내면, 새순이 품고 있던 맑은 감칠맛과 은은한 향을 가장 완벽하게 음미하실 수 있습니다. 하동 녹차 중작 (80℃)5월 중순까지 따스한 햇빛을 듬뿍 머금고 한층 더 단단하게 자라난 잎의 힘을 하동에서 담아왔습니다. 80℃ 안팎의 기분 좋게 따뜻한 물과 만났을 때, 중작 특유의 깊고 구수한 풍미가 잔 속에서 가장 풍성하게 피어오릅니다. >> 녹차 더 알아보러가기